생명사랑 채식실천 협회

[비즈서프라이즈] 클래스따라.. 출항지따라.. 식성따라..

기내식이라고 다 같은 기내식이 아니다. 엊그제 인도네시아로 출장을 떠난 김 부장이 먹었던 기내식과 지난주 하와이로 허니문여행을 갔던 윗집 신혼부부가 비행기에서 즐긴 음식은 다르다. 누군가에게는 '구름위의 만찬',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저 '식사대용 먹거리', 기내식의 맛도 종류도 다양하다. '주는 대로' 먹어야 하는 것이 기내식이라지만, 때론 옆 비행기, 옆 칸의 식단이 궁금해지기도 한다. 가지각색 기내식, 어떻게 얼마나 다를까. 기내식의 세상을 들여다본다.

◆클래스별로 다르고, 노선별로 다르다

비즈니스 클래스의 양식

누구나 예상하듯, 기내식의 질은 기본적으로 클래스 별로 차이가 있다. 비싼 항공권을 지불한 이용객들이 더 좋은 음식을 기대하는 것은 당연한 일. 그렇다면 클래스 별로 음식의 질은 얼마나 다를까.

정답은 '지불한 가격만큼'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비즈니스석 항공권 가격이 이코노미의 3배에 달하는 만큼, 재료비에 있어서도 3배 정도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퍼스트클래스의 경우 음식을 담는 그릇부터 다르다. 아시아나 항공은 최근 음식을 담는 용기를 네모난 일반 접시에서 세모난 도자기로 바꿨다. 이 도자기는 독일 주방기기 '로젠탈' 제품으로, 디자인이 아시아나 로고와 일치해 더욱 시선을 끈다.

퍼스트 클래스의 양식

일등석에서는 샐러드, 스프, 전채, 주 요리, 치즈 등 코스별로 음식이 제공되며 한식도 초미, 이미, 삼미 등으로 선보여 서양식을 주문한 고객과 보조를 맞춰 식사할 있게 했다. 이등석 이하는 일등석과 달리 코스를 줄이고, 편의상 전채/샐러드, 주 요리, 후식 등이 한꺼번에 나오기도 한다.

비행시간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 채 1시간을 비행하지 않는 국내선의 경우 음료수만 제공되지만 이른 아침 항공편에 한해 빵이나 머핀 등의 식사대용 식품이 나오기도 한다. 8시간 이상 비행하는 경우 2끼 제공, 그 이하는 1끼만 나온다. 8시간 이상은 아니지만 장거리 비행일 경우 샌드위치 등 간식이 추가로 제공되기도 한다. 2회 이상 기내식을 먹게 되는 경우, 첫 번째 식사는 출발지 식사 시간에 따르고 두 번째 부터는 도착지 식사시간에 맞춰 음식이 나온다.

출항지가 어디냐에 따라, 다수를 차지하는 승객의 국적에 따라 현지 음식이 나오기도 한다. 인천발 아시아나에서는 영양쌈밥, 비빔밥, 궁중칠첩반상 등 한국전통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이런 식단은 의외로 외국인들에게 더 좋은 반응을 얻는다.

◆오직 당신만을 위해... '채식', '특별 기내식'
만약 채식주의자라면, 고혈압이 있어 소금, 케찹, 고기육수 등을 피해야한다면,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이용객들은 자신만을 위해 준비된 '특별 기내식'을 따로 즐길 수 있다. 단, 24시간 전까지 항공사로 예약을 해야만 한다.

퍼스트 클래스의 한식

아시아나 항공에서는 회교도식, 힌두식, 유대교식, 채식,연식, 당뇨식, 저지방식, 유당제한식 등 20여가지의 특별식을 운영하고 있다.

회교도식은 회교율법에 따라 돼지고기 및 알콜류를 피해 조리해낸다. 당뇨식은 포도당 알레르기가 있는 승객을 위한 것으로, 완전 소맥분의 빵, 곡물, 신선한 과일, 채소만을 사용해 조리하며 설탕과 꿀이 포함된 재료는 피한다.

채식도 동물성 원재료만 피한 서양채식, 인도산 향신료를 사용한 전통 인도 채식, 우유와 계란까지도 사용하지 않는 동양식 채식 등으로 세분화된다.

2세 미만의 유아를 위한 '베이비밀(baby meal)', 12세 이하의 어린이를 위한 '차일드밀(child meal)'도 준비돼 있다. 서울 출발편 차일드밀의 메뉴는 햄버거 스테이크, 자장면, 스파게티, 돈가스, 샌드위치, 불고기 정식 등이다.

엄마와 같이 앉은 아기도 눈치 볼 필요는 없다. 베이비밀은 좌석을 배정받지 못한 유아들에게도 제공된다.
　
강미현 기자 grobe@